정렬되지 않고 쌓인 열간단조 스크롤 부품을 로봇이 집어 검사 자세로 돌리고, 영상으로 결함을 판정한 뒤 그 데이터로 AI 모델을 다시 학습시키는 시스템이 후성정공 생산 현장에 들어간다. 산업용 피지컬 AI 기업 아이벡스(AIVEX, 대표 성민수)는 중소벤처기업부 '2026년도 R&D성과확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 공급기업으로 선정돼 협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 사업은 성공 판정을 받은 스마트제조 관련 국가 R&D 기술을 중소·중견 제조기업 생산 현장에 적용하는 사업이다.
아이벡스는 후성정공 열간단조 스크롤 생산 현장에 AI 기반 검사·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열간단조 스크롤은 자동차 컴프레서에 쓰이는 나선형 구조 부품이다.
기술 사양: 인식·로봇 제어·검사·재학습을 잇는 구조
시스템은 아이벡스의 세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AI 비전 검사 플랫폼 AIVision(아이비전), AI 로보틱스 플랫폼 AIVot(아이봇), AI 운영 플랫폼 AIVOps(아이브옵스)가 연계된다. 먼저 AIVision이 부품을 인식하고, 이어 AIVot이 로봇 제어로 빈피킹을 하며 부품의 방향과 위치를 조절한다. 빈피킹은 정렬되지 않고 쌓인 부품을 로봇이 집어 올리는 작업이다.
검사 영상으로 결함을 판정하고 나면 데이터는 AIVOps에 쌓인다. AIVOps는 검사 데이터 축적, 모델 재학습, 버전 관리를 맡는다. 생산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다시 AI 시스템 개선에 활용하는 이 구조를 아이벡스는 폐루프(Closed-loop) 피지컬 AI라 부른다. 각각의 자동화 기능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대신 하나의 순환으로 묶은 것이다.
고정된 위치에서 제품을 촬영하는 기존 검사 방식과 달리, 이 시스템은 AI가 검사 대상의 형상과 상태에 맞춰 촬영 조건을 조정하도록 설계됐다. 스크롤 부품은 고정 카메라만으로 내부 검사 영역을 찍기 어렵고 정렬 상태도 흐트러진다. 그래서 제품을 인식하는 기술뿐 아니라 로봇이 부품을 집어 검사에 적합한 자세로 조정하는 작업까지 필요하다. 복잡한 형상의 부품이나 위치가 일정하지 않은 생산 환경에서는 기존 머신비전 적용에 한계가 있어, 인식·로봇 제어·검사·재학습을 통합한 자동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이벡스의 설명이다.

산업 밸류체인에서의 위치: 자동차 부품 현장에서 다른 산업으로
아이벡스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으로 산업용 AI 비전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후속 R&D로 MLOps, 비지도 이상감지, 로봇 비전까지 기술 범위를 넓혔다. MLOps는 AI 모델의 운영과 재학습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 이력이 후성정공 프로젝트의 바탕에 놓인다.
성민수 대표는 “제조현장의 AI 전환은 정확도 높은 AI 모델 하나를 개발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복잡한 제품을 안정적으로 촬영하는 광학기술부터 비정렬 객체를 인식하고 자율 제어하는 로봇, 품질을 판단하는 Vision AI, 현장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관리하는 MLOps까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이벡스는 후성정공 프로젝트로 통합 자동화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후 이차전지·전자·식품·조선·반도체·군수 등으로 적용 산업을 넓히고, 검사에서 물류·조립 자동화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성 대표는 “앞으로도 아이벡스가 축적해 온 Vision AI·로봇 제어·광학·MLOps 통합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이 직접 보고, 집고, 판단해야 했던 제조공정을 AI 중심으로 전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지원사업은 최근 5년 이내 수행한 스마트제조 관련 국가 R&D 과제를 대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