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배송의 마지막 30m, 건물 출입구부터 문 앞까지의 구간을 로봇으로 해결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와트가 개발한 배송로봇은 로봇팔을 탑재해 별도의 엘리베이터·출입시설 개조 없이도 버튼을 눌러 층을 이동할 수 있다. 여기에 택배 보관 로봇 W-station을 결합해, 한꺼번에 몰리는 물량을 먼저 받아두는 구조까지 갖췄다. 설립 7년 차, 직원 14명 규모의 이 회사는 현재 한국·일본·미국을 합쳐 21개 건물 4,191세대에서 로봇을 운영 중이다.

비대면형과 대면형, 시장별로 다른 로봇
와트의 라인업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비대면 배송로봇 James W, 대면 배송용으로 개발한 James mW, 택배 보관 로봇 W-station이다. 최재원 와트 대표는 “배송로봇만 있으면 음식 배달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택배는 다릅니다. 한꺼번에 쏟아지는 물량을 먼저 받아줄 곳이 있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로봇 성능 자체보다 물량을 받아내는 보관 기능이 택배 배송 사업화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제품 완성까지는 2023년까지 시간이 걸렸고, 이후에도 시장별 배송 문화 차이에 맞춰 대면·비대면 기능을 다르게 적용해왔다. 일본은 대면 배송 비중이 85%에 달해, 이에 맞춰 대면 배송용 로봇을 별도로 개발했다. 개발 기간은 약 3개월이 걸렸다.

한국에서 막힌 사업 구조, 일본에서 열린 시장
와트는 한국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택배 대리점과 기사 간 계약 구조 탓에 로봇 사용료를 누가 지불할지 정리되지 않으면서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로봇 용도를 택배 대신 입주민 짐 운반으로 전환해 활용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노후 맨션이 많고 대면 배송 비중이 높아 택배 보관 로봇과 로봇팔 방식의 배송로봇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냈다. 와트는 일본 물류기업 야마토운수와 2024년 로봇 2대로 무료 실증을 시작했고, 2025년에는 야마토운수가 로봇 6대를 구매해 도입했다. 2026년 상반기에는 야마토운수 지주사인 야마토홀딩스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3년에 걸쳐 관계를 심화시켰다. 무료 실증에서 구매, 투자로 이어지는 각 단계마다 약 1년씩 소요됐다. 도쿄 수도권 맨션 프로젝트에는 부동산 기업 노무라부동산도 참여했으며, 2026년 하반기에는 일본 맨션 2곳에 로봇이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

다음 무대는 미국, 택배 문화 차이가 관건
와트는 2026년 12월 미국 코네티컷주의 300세대 규모 콘도에 진출한다. 대면 배송용 James mW 2대와 W-station 2대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와트가 한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진출하는 시장으로, 각국의 택배 산업 구조와 배송 문화가 서로 달라 로봇 성능만으로는 사업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번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결국 와트의 확장 전략은 하나의 로봇을 여러 시장에 그대로 파는 방식이 아니라, 각 시장의 배송 계약 구조와 대면·비대면 관행에 맞춰 하드웨어와 운영 방식을 바꿔온 결과에 가깝다. 한국에서 짐 운반용으로 방향을 튼 것도, 일본에서 대면형 로봇을 별도로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코네티컷 콘도 투입이 이 접근법이 미국에서도 통하는지를 가늠하는 다음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