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기의 통신 상태, 출력 성능, 계량 오차를 시험하는 장비가 와이제이테크놀로지의 핵심 제품이다. 이원민 대표는 충전이 시작됐다고 해서 충전기가 정상 작동하는 것은 아니며, 통신·계량·요금까지 검증해야 한다고 본다. 회사는 이 시험 기술을 ESS 안전 모니터링 장비로 넓혀 왔다.
충전기 현장 점검은 이용자 신고나 실제 차량 연결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통신 오류와 계량 오차를 체계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이 대표는 이런 문제를 짚으며 필요성을 이렇게 말했다.
“주기적으로 통신 상태와 충전 성능을 확인하고, 실제 사용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상 여부를 진단하는 기술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충전 요금의 정확성도 그가 사업화 가능성을 본 영역이다. 충전기는 공급한 전력량을 재서 요금을 매기는데, 계량에 오차가 생기면 이용자가 실제 사용량보다 많은 요금을 내거나 반대로 운영사업자가 받을 금액을 덜 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 회사는 이에 대응해 계량 오차 검증, 통신 프로토콜 분석, 성능시험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보했다. 충전이 되는지만 보는 장비가 아니라 여러 시험 항목으로 충전기 상태를 진단하는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시험장비와 자체 모뎀: 기술 사양
와이제이테크놀로지는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의 협력 및 기술이전으로 기반기술을 확보했다. 충전기 시험·검증 시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시험 기준 부족 등 어려움이 있었고, 회사는 이 연구기관들과 협력 및 기술이전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한국전기연구원과의 충전기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과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등 시험·인증기관에 충전기 통신·출력 성능·계량 오차 시험장비를 공급했다. 기존 외산 장비를 쓰던 현장에서는 조작과 관리가 불편하다는 요구가 있었고, 와이제이테크놀로지는 서울시 품질시험소용 장비를 요구 기능에 맞춰 설계·제작했다. 시험 준비 과정과 결과 데이터 출력 화면, 시험 보고서 발행 기능까지 사용기관의 요구를 반영했다.
충전 인프라는 구축 시기에 따라 적용 기준과 통신 방식이 달라, 최신 규격에 맞춘 장비로는 예전에 설치된 충전기와 통신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기존 상용 모뎀만으로는 이런 현장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워 정부 연구개발 과제로 자체 모뎀도 개발했다. 현재는 북미충전표준 NACS와 메가와트급 충전시스템 MCS에 대응하는 모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개발 인력은 전기공학 박사인 정태훈 기술총괄 부사장이 이끈다. 정 부사장은 한국전기연구원 등에서 전력량계, 통신제어, ESS, 충전기 제어기를 개발한 23년 경력을 갖고 있다. 박정규 기술이사는 임베디드 펌웨어와 GUI 설계를 맡고 있으며 소프트웨어·통신 프로토콜 분야 경력이 24년이다. 박 이사가 경험한 불가리아 소피아 메트로 RSD 구축 사업은 12개 역사, 약 1,100만 유로 규모였다.
설정환 책임연구원은 충전기 통신 제어와 시험 시스템 구현을, 김창한 팀장은 장비 기구설계와 제작을 담당한다. 한혜정 과장은 정부 연구개발 과제와 경영관리, 사업화 지원을 맡는다. 이원민 대표는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했다.
당시 충전기 시험·검증 시장은 아직 형성 단계였고, 중소기업으로서 전문인력 확보와 개발비 부담도 따져야 했다. 이 대표는 기술 투자 방향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은 단기적인 매출 확보에 집중할 것인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기술에 투자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었습니다.”
회사의 답은 기술 개발 범위를 넓히는 쪽이었다. 교류(AC) 충전기 시험 기술을 바탕으로 직류(DC) 충전기 시험 기술까지 개발했고, 통신·출력 성능·계량 정확도를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장비를 갖추는 데 역량을 모았다.
ESS 안전 모니터링으로 넓힌 사업
충전기 시험장비에서 출발한 회사는 ESS 안전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화재시험 등 ESS 안전 모니터링 장비를 공급했으며, 한국전기연구원은 ESS 화재시험 고객이기도 하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는 재사용 배터리 화재시험 모니터링 장비를, 한국교통안전공단에는 전기차 화재시험 모니터링 장비를 공급했다.
회사에 따르면 누적 매출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분야 약 40억 원, ESS 분야 약 20억 원이다. 접점도 넓히고 있다. SK시그넷, 현대케피코 등과 접점을 확대했고, 한국전자기술연구원, LG전자와도 협력 접점을 넓혔다. 모트렉스와 SK매직도 접점을 확대한 기업이다. 회사는 CharIN Testival과 EV트렌드 코리아에도 참가했다.
에너지 안전 분야 향후 전략으로는 ESS 화재시험과 안전 모니터링을 고도화하고,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와 연계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구상을 갖고 있다.
재검정 시장과 해외 진출
앞으로 1년 동안 우선 추진할 사업은 계량 오차 재검정 시장 진입이다. 제품 개발은 끝냈고, 공급처를 넓혀 갈 계획이다. 이미 설치된 충전기의 계량 정확도를 확인하는 수요에 맞춰, 제조 단계의 시험장비 공급에서 운영 단계의 검증 서비스 시장으로 사업 기회를 넓히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충전 인프라가 커질수록 설치된 장비의 상태를 확인하고 유지·관리하는 일도 함께 필요해진다고 보고, 이를 성장 기회로 여긴다.
해외에서는 한국·미국·유럽 표준에 대응하는 기술을 확보했고 해외 고객과의 협력을 넓히고 있다. 미국 충전기 관련 기업 BTC Power와는 북미 사업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시장은 표준과 사업 환경을 검토해 접근하는 전략이며, 순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해외 전략을 이렇게 설명했다.
“모든 시장에 동시에 진출하기보다는 시장별 진입 조건과 사업성을 검토하고, 필요한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대표의 장기 목표는 와이제이테크놀로지를 전력 인프라 시험·검증 전문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