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 소화약제를 고분자 막으로 감싼 마이크로캡슐을 얇은 시트로 만들어 콘센트 안에 붙이는 소화스티커가 공공기관에 공급되고 있다. 부산 화재 안전 소재 기업 가온테크놀러지(Gaon Technology)가 개발한 제품으로, 열을 받으면 캡슐이 터져 약제가 방출된다. 별도 전원이나 전자식 센서는 필요 없다.
가온테크놀러지는 이 기술을 배터리·ESS·선박 등 산업설비용 고내열 소화소재와 자동소화장치로 넓히는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30년 매출 목표는 150억 원이다.
기술 사양: 캡슐에서 시트까지
콘센트용 소화스티커 한 장에는 약 2만 개의 캡슐이 들어간다. 소화캡슐은 지름 100~300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미세한 입자이고, 액체 소화약제를 고분자 막으로 감싼 구조다. 가온테크놀러지는 캡슐을 고분자 수지에 혼합해 얇은 시트로 가공한다.
캡슐 제조에는 계면중합 방식을 활용한다. 약제 종류와 배합비, 막 구조를 조절해 방출 온도를 설계하며, 끓는점이 다른 약제를 조합하는 방식은 특허로 등록돼 있다. ‘자기 소화 마이크로캡슐 조성물’ 특허는 2021년 7월 출원해 2023년 3월 등록됐다.
시트 단계에서는 캡슐을 수지에 균일하게 분산시키고, 표면 처리와 광·열 경화 공정을 거친다. ‘소화용 마이크로캡슐을 포함하는 자기소화 복합시트 및 이의 제조방법’ 특허는 2023년 10월 등록됐다. 회사 기술자료상 복합시트의 캡슐 함량 설계치는 최대 80%다.
콘센트·배전반 내부 전기화재는 발견과 초기 대응이 늦어지기 쉽다. 그래서 발화 가능 지점에 소화약제를 미리 두고 일정 온도에서 스스로 방출되게 하는 기술이 나왔다. 가온테크놀러지는 이 원리를 마이크로캡슐에 적용했다. 배전반·분전반 등 넓은 공간용으로는 크기를 키운 소화패치도 내놓았다.

시험 결과와 공공조달 실적
회사가 공개한 한국화재보험협회 부설 방재시험연구원 시험에서 소화스티커를 부착한 콘센트 시료는 착화 후 약 8초 만에 꺼졌고 재발화도 관찰되지 않았다. 반면 스티커를 부착하지 않은 비교 시료는 자체 소화되지 않아 외부에서 진화해야 했다. 다만 이는 정해진 조건에서의 성능이며, 실제 환경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콘센트용 소화스티커는 2024년 4월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됐다.
회사 집계로 2025년 공공기관 109곳이 이 제품을 구매했고 판매액은 약 8억 7,300만 원이다. 회사는 지역별 유통망을 정비하고 민간기업과 산업시설로 판매처를 넓힐 계획이다.
산업설비용 소재와 자동소화장치
콘센트용 소화스티커를 공공기관에 공급한 데 이어, 가온테크놀러지는 배터리·ESS·선박 등 산업설비용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풍력 설비도 대상에 들어 있다.
개발 중인 고내열 마이크로캡슐의 반응 온도는 150~200℃다. 이중 막 구조와 입자 축소, 제올라이트 복합 소재를 연구하고 있으며, 고내열 소화소재 연구에서 목표로 하는 입자 크기는 10~50마이크로미터다.
자동소화장치는 열을 감지하면 소화캡슐을 분사하는 방식으로, 특허 출원이 진행됐다. 회사 자료상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 형식승인을 추진하고 있으며, 별도 인증 절차를 거쳐 상용화할 계획이다.
창업자 이력과 생산 기반
가온테크놀러지는 2021년 6월 부산 녹산산업단지에 설립됐다. 기술 개발은 문승호 대표가 총괄한다. 문 대표는 코오롱, 삼성코닝, Cytec Korea 출신으로 연구개발 경험을 쌓았다.
회사는 녹산산업단지 공장을 인수했고, 선박·배터리·풍력 기업과 연계한 정부 연구개발 과제를 제안했다. 산업별 맞춤형 소재와 장치를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