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출 압력·분쇄도·온도를 정밀 제어해 커피 맛의 편차를 줄이는 전자동 커피머신 ‘어웨어(Aware)’가 매장 50곳 이상에 도입됐다. 2026년 9월 기준이다. 개발사인 커피테크 기업 브라운백(Brownbag)은 커피 맛과 품질의 편차를 줄이고 반복 노동과 매장 운영 부담을 덜 수 있는 커피 제조 자동화에 주목해 이 머신을 개발했다.
브라운백은 2015년 원두 로스팅·유통 사업으로 출발했다. 2024년에는 약 7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오피스 커피 구독 서비스 ‘블리스(Bliss)’도 운영한다.
추출 변화를 감지해 조건을 보정하는 머신
어웨어는 추출 과정의 변화를 감지해 조건을 보정한다. 브랜드가 정한 목표 품질 범위 안에서 커피 맛의 편차를 줄이는 방식이다. 분쇄도 보정은 6만4000단계로 이뤄진다. 커피에 녹아 있는 성분 농도를 나타내는 추출 지표인 TDS(Total Dissolved Solids, 총용존고형물) 같은 추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온도와 압력 등 주요 변수를 제어한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기업이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의 제조 시간을 줄여 달라고 요청했다. 브라운백은 이에 두 개의 그라인더가 동시에 작동하도록 소프트웨어 기능을 개선했다. 그 결과 분쇄를 포함한 제조 공정 시간이 4초 이상 단축됐다.
손종수 브라운백 대표는 제품 출시 이후 현장의 문제를 마주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품 출시 이후 실제 현장에서 다양한 문제를 마주했습니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요구와 사용 경험을 반영하고, 지속적으로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운영 시스템 ‘어웨어 커넥트’
머신과 짝을 이루는 ‘어웨어 커넥트(Aware Connect)’는 브라운백의 클라우드 기반 통합 운영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으로 매장별 추출 기록, 원두 사용량, 머신 상태를 확인한다. 레시피는 원격으로 배포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다.

관능 평가 데이터를 학습한 AI 레시피 제안
브라운백은 맛의 특성과 추출 조건이 어떤 관계인지 분석하려고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협력 기관은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니스랩과 미란오커피아카데미다. 커피 전문가 60명이 에스프레소 추출 조건 50가지를 평가했고, 약 3,000건의 관능 평가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레시피 후보를 제안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최종 선택은 사람이 직접 맛보고 한다. 손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예를 들어 단맛을 강조한 커피를 만들고 싶다면 AI가 그에 맞는 레시피 후보를 제안하는 방식입니다. 현재는 사람이 직접 맛보고 선택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원하는 맛에 더욱 가까운 레시피를 제안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소비자 취향을 레시피에 반영하는 것이 다음 목표다. 손 대표는 “전문가가 좋은 평가를 내린 커피라도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는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소비자들의 평가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면 각자의 취향에 맞는 레시피를 제안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키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맛있는 커피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소비자마다 선호하는 맛이 다른 만큼, 앞으로는 다양한 소비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각자의 취향에 가까운 레시피를 제안하고 싶습니다”라고 했다.
국내 매장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모색
국내 매장에서 쌓은 기술과 운영 경험은 브라운백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기반이 됐다. 브라운백은 국내 커피 브랜드와 함께하는 해외 진출을 전략으로 삼고 있으며, 일본·미국 등을 주요 검토 대상으로 두고 있다.
손 대표는 한국 커피 산업의 경쟁력을 이렇게 말했다. “한국 커피 산업은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브라운백이 제조와 운영 기술을 뒷받침하고, 커피 전문가들이 각 나라의 취향에 맞는 맛을 완성한다면 해외에서도 경쟁력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매장에서 검증한 기술을 바탕으로 우리 커피 브랜드들과 함께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손 대표는 해외에서도 현장 적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커피머신을 개발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실제 매장에서 잘 작동하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현장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하며 기술을 다듬어 온 경험을 해외에서도 이어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