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세로 각각 약 2.6mm 크기의 칩 하나로 500피코암페어(pA)부터 200마이크로암페어(μA)까지, 약 40만 배에 이르는 전류 범위를 측정한다. 바이탈아이씨(Vital IC)가 의료기기 제조사에 공급하는 전기화학 센서용 신호처리 반도체 NMS4110의 사양이다. 바이탈아이씨는 혈당 측정 패치 개발에서 출발해 지금은 생체신호 처리 칩과 모듈을 공급하고 있으며, 신호 측정·무선통신·데이터 처리를 한 칩에 통합하는 온센서 AI 차세대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탈아이씨는 생체신호 처리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으로, 2026년 3월 네메시스에서 사명을 바꿨다. 임직원은 23명이다. 완제품을 직접 만드는 대신 여러 제조사가 쓰는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쪽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NMS4110, 전기화학 센서용 신호처리 반도체의 사양
NMS4110은 바이탈아이씨의 대표 제품이다. 측정 가능 전류 범위는 500pA부터 200μA까지이며, 측정 횟수는 초당 최대 10만 회다. 입력 임피던스는 1기가옴(1GΩ) 이상을 적용했다.
입력 회로를 전환하면 2·3·4전극 방식의 센서를 지원한다. 칩 크기는 가로·세로 각각 약 2.6mm다. 이 칩은 전기화학 센서가 발생시키는 미세 전류를 측정해 디지털 값으로 바꾼다.
공급 방식은 두 갈래다. 회사는 기준 설계 모듈을 제공하는 한편 맞춤형 설계도 병행한다. 기준 설계 모듈로는 혈당 측정 패치용 C1000, 심전도 패치용 E1000, 수면·호흡 모니터링용 A1000이 있다. 전기화학 센서 개발용 휴대형 측정 장비는 P1000이다.
개발 중인 차세대 칩: 블루투스와 RISC-V, TinyML
개발 중인 NMS4160은 NMS4110의 측정 기능에 블루투스 통신을 결합한 제품이다. NMS4150은 32비트 RISC-V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통합해 데이터 처리를 강화한 반도체다. 스마트워치·스마트링용으로는 여러 생체신호를 받도록 설계된 NMS1111이 차세대 제품으로 거론된다.
온센서 AI에는 소형 기기용 경량 기계학습 기술인 타이니ML(TinyML)을 활용한다. 왕성호 대표는 이 기술로 아날로그 회로 동작과 센서 데이터 처리 과정을 최적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센서 AI는 센서 가까이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일반 기기는 별도 프로세서나 외부 장치에서 데이터를 처리하지만, 온센서 AI는 데이터가 발생하는 위치 가까운 반도체에서 일부 연산을 맡는다.
혈당 패치에서 칩·모듈 공급사로
사업의 출발점은 혈당 측정 패치다. 2021년에는 길이 1mm의 미세 바늘을 활용한 패치형 연속혈당측정기 개발을 진행했고, 이듬해에는 효소 기반 미세 전극과 자체 칩을 결합한 모듈 시제품을 완성했다. 그때 내건 목표 원가는 기존 연속혈당측정기의 4분의 1 수준이었다. 혈당 측정에 쓴 정밀 신호처리 기술을 다른 의료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완제품 중심에서 반도체·모듈 공급 중심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왕성호 대표는 무선통신 반도체에서 쌓은 설계 역량을 인체의 미세 전기 신호를 측정·처리하는 데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2003년 지그비 기반 무선통신 반도체 팹리스 레이디오펄스를 세웠다. 레이디오펄스는 2015년 미국 나스닥 상장사 IXYS에 인수됐는데, 조건은 현금 최대 1,650만 달러였고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600만 달러를 추가로 지급받는 구조였다. 레이디오펄스의 누적 반도체 판매량은 약 3,000만 개다.
네메시스는 2017년 10월 설립됐다.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제민규 교수가 공동창업자로 기술 자문을 맡았다. 레이디오펄스 시절 CTO였던 김근회 부사장이 현재 바이탈아이씨 CTO를 맡고 있고, 길준호 상무는 시스템온칩(SoC) 연구소를 담당한다. 삼성전자 출신 최현무 부사장은 국내·아시아 영업을 맡는다.
지원 이력과 투자 참여사
회사는 2018년 팁스(TIPS)에 선정됐다. 팁스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이다. 2022년에는 시스템반도체 분야 정부 지원사업인 BIG3 대상 기업에 이름을 올렸고, 2024년 12월 ‘팹리스인의 날’ 행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투자에는 미래에셋벤처투자, 캡스톤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개발 중인 차세대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려면 상용화와 고객사 확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