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 AI는 상용 서비스를 그대로 도입하는 방식으로는 작동하지 않는다. 데이터와 모델의 통제권을 군이 쥐고 있어야 하고, 이를 전제로 민간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결집시키느냐가 관건이다. 네이버클라우드(대표 김유원)는 9월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국방부·합동참모본부·각 군 관계자 550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방 AI 전략 세미나(Defense AI Day)’를 열고 이 같은 국방 소버린 AI 협력 구조와 4단계 전략을 제시했다.
4단계 결합 구조: 민간 기술을 군 폐쇄망에 붙이는 방식
네이버클라우드가 제시한 구조는 인프라·AI 모델·애플리케이션 등 민간기업이 보유한 전문기술을 먼저 결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렇게 모인 기술을 군의 폐쇄망 내부 데이터와 연결하고,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실제 임무 단위로 실증한 뒤, 현장배치엔지니어(FDE)의 참여를 통해 운용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순서다. 결집→연결→실증→진화로 이어지는 이 네 단계는 군이 데이터와 모델의 소유권을 내주지 않으면서도 빠르게 발전하는 민간 AI 기술을 전력으로 끌어올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날 발표에서는 이 구조를 뒷받침하는 기술 요소로 공간지능과 월드모델이 제시됐다. 전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군과 민간, AI 시스템이 같은 상황을 같은 방식으로 인식할 수 있는 공동의 의미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요지다. FDE는 이 같은 운용 과정에서 군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시스템을 개선하는 역할을 맡는다.
민간기술 우선 원칙과 국방 밸류체인에서의 자리
세미나에서는 김선호 전 국방부 차관이 제안한 ‘민간기술 우선(Commercial First)’ 원칙도 논의됐다. 방산기업과 스타트업, 연구기관이 각자 보유한 기술을 국방이라는 폐쇄된 환경 안에서도 신속히 검증받고 전력화할 수 있는 민군융합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다. 세미나에는 김선호 전 국방부 차관, 유경범 네이버클라우드 국방 사업 총괄 전무,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총괄 등이 참여해 이 같은 방향을 논의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국방 AI는 기술 도입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군이 필요로 하는 문제를 정의하고 이를 현장에서 검증해 전력화하는 과정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클라우드는 군과 방산기업, 스타트업, 연구기관의 역량이 국방의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연결하고 뒷받침하는 핵심 파트너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세미나는 인프라부터 모델, 애플리케이션에 이르는 민간 기술 스택이 군의 폐쇄망이라는 특수한 환경과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단계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국방 밸류체인 내 기술 결합 방식에 대한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