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 한 조각을 마무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45초. 고단백 패스트 캐주얼 브랜드 ‘프로티너(PROTEINER)’를 운영하는 피알티엔(PRTN)은 이 짧은 조리 구간을 표준화된 공정으로 관리해 매장마다 다른 맛이 나오는 문제를 기술로 풀고 있다. 배두환 피알티엔 대표는 조리사의 숙련도에 의존하던 영역을 데이터와 공정으로 대체해, 매장 수가 늘어나도 품질이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외식업에서는 매장이 늘어날수록 조리사 개개인의 경험과 감각 차이로 인해 같은 메뉴라도 맛이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배 대표는 “맛있고 편한 음식은 건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좋은 재료와 영양을 갖춘 식사는 간편하지 않았죠”라며 이런 편차를 기술로 좁히는 것이 사업의 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온도·시간을 고정하는 수비드 조리
피알티엔이 택한 방식은 수비드 조리다. 재료를 밀봉한 뒤 정해진 온도와 시간으로 저온 가열해 조리사의 판단이 개입할 여지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프로티너 매장에서는 이 공정을 거친 재료를 매장에서 약 45초간 마무리 조리해 완성한다. 조리 과정에서 쌓이는 데이터는 이후 AI와 자동화에 반영할 기반이 된다. 배 대표는 “경험 많은 조리사가 ‘이 정도면 됐다’고 판단했던 영역을 데이터로 기록하고 공정으로 정의해야 자동화가 가능합니다”라고 말했다.
레시피 자체도 고정된 값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다듬는 대상이다. 후무스 레시피는 지난 5년간 40회 이상 바뀌었는데, 이는 고객 반응과 재주문율 데이터를 축적해 메뉴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나온 결과다. 조리 표준화가 한 번의 세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속 갱신되는 구조라는 점을 보여준다.

매장보다 먼저 지은 공급 인프라
피알티엔은 매장을 늘리기 전에 수비드 공급 인프라 ‘프로젝트M’을 먼저 구축하는 순서를 택했다. 배 대표는 “매장을 하나 더 여는 것보다 100개 매장을 감당할 수 있는 공급 구조를 먼저 만드는 게 순서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프로티너가 소비자와 만나는 프론트엔드라면, 프로젝트M은 조리된 재료를 표준화된 형태로 각 매장에 공급하는 백엔드 역할을 맡는다.
이 구조가 실제로 작동하는지는 가맹점을 통해 검증됐다. 배 대표는 “직영점은 우리가 잘하면 됩니다. 가맹점은 달라요. 다른 사람이 운영해도 같은 결과가 나와야 합니다. 첫 가맹점은 우리가 만든 시스템이 우리 손을 떠나서도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죠”라고 말했다. 2026년 6월 문을 연 12평 규모 가맹점은 개점 두 달째 월매출 1억1000만원을 기록했고, 고객 재방문율은 46%로 나타났다. 전체 가맹점의 2026년 6월 평균 월매출은 9000만원을 넘어섰다.
인력 의존 구조를 벗어나려는 방향
배 대표는 “외식 프랜차이즈는 결국 인력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야 해요. 점주나 직원, 주방장의 역량에 따라 생기는 품질 차이를 최소화하고 인력 채용난에서 자유로워져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조리 공정을 표준화하고 여기서 쌓은 데이터를 자동화로 넘기는 전략은 인력 수급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려는 접근으로 읽힌다.
피알티엔은 지난해 9월 19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매출은 약 42억원이었고,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를 75억원, 2027년 매출 목표를 150억원으로 세웠다. 단기적으로는 B2B 유통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해외 2개국 이상 진출도 신사업 목표로 두고 있다.
배 대표는 “저희가 진짜 만들고 싶은 것은 식당 체인이 아니라 인프라입니다. 세계 어디서든 일정한 품질의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라며 회사가 지향하는 지점을 밝혔다. 조리 공정을 표준화하는 수비드 기술과 그 위에 쌓이는 조리 데이터가, 매장 확장과 별개로 이 회사가 쌓아가는 자산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