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멘스 디지털 인더스트리 소프트웨어가 그래프 스튜디오(Graph Studio), AI 스튜디오(AI Studio), 로우코드 플랫폼 멘딕스(Mendix) 세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틱 시스템 ‘인텔리전스 센터 X(Intelligence Center X)’를 공개했다. 데이터 연결, AI 에이전트 분석, 담당자 승인 후 업무 시스템 반영까지 하나로 이은 구조다. 지멘스는 13일 서울 강남구 조선 팰리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Agentic Enterprise Connect 2026’에서 가상 반도체 공장 시연도 진행했다.

발표는 사이먼 게린(Simon Guerin) 지멘스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톰 데 그루트(Tom de Groot) 지멘스 디렉터가 맡았다. 지멘스는 기업의 AI 투자가 늘어도 데이터가 여러 시스템에 흩어져 있고 AI 분석이 실제 조치로 이어지지 않아 사업 성과로 연결되지 못하는 간극을 줄이기 위해 이 시스템을 내놨다고 밝혔다.
세 기술의 구성: 데이터 연결에서 업무 처리까지
그래프 스튜디오는 기업 데이터와 업무 관계를 이해하도록 데이터를 기존 위치에서 연결하는 기술이다. AI 스튜디오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맡는다.
멘딕스는 분석 결과를 업무 처리로 연결하는 로우코드 플랫폼이다. 세 기술이 맞물려 데이터 파악부터 AI 분석, 담당자 승인을 거친 업무 시스템 반영까지 한 흐름으로 처리된다.
지멘스는 이 시스템을 한 번 구축한 데이터 연결과 관리 체계를 다른 업무로 확장하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 반도체 공장 시연: 수율 이상 6분
기술 설명에 이어 진행된 시연은 경기 이천의 가상 반도체 공장 ‘한빛 메모리 팹 2’를 설정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의 수율 이상을 재현하는 방식이었다. 업무 흐름은 컨텍스트 파악, AI 분석, 실제 조치, 이력 검증의 네 단계로 구성됐다.
AI 에이전트가 수율 이상을 분석하면 담당자가 승인하고, 그 결과가 생산관리시스템(MES)에 반영됐다. 지멘스가 제시한 전체 처리 시간은 6분이다. 지멘스는 기존 방식이라면 수일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수치는 가상 제조 환경 시연에서 나온 것으로, 실제 공장 운영 성과가 아니다.

AI 투자와 성과 사이의 간극
게린 CTO는 2026년 글로벌 AI 투자 규모가 2조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발표했다. 반면 실질적인 수익 향상을 경험한 기업은 6%에 그쳤다.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AI 파일럿 프로젝트는 74%에 달한다.
AI 활용 선도 기업과 일반 기업의 생산성 격차는 올해 1월 2.6배에서 6월 8.3배로 벌어졌다. AI 도구가 개인 업무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직장인은 65%였지만, 조직 차원의 성과 개선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2%였다.
게린 CTO는 개인과 조직 성과의 차이가 AI 모델의 성능 부족보다 기업 내부의 데이터와 업무 체계에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지멘스는 기업 AI 상용화의 걸림돌을 다섯 가지 간극으로 진단했다. 컨텍스트의 부재, 일회성 인텔리전스, 단절된 액션, 오케스트레이션, 거버넌스 문제가 여기에 해당한다. 게린 CTO는 AI 모델의 성능과 가격이 빠르게 개선되는데도 기업의 AI 프로젝트가 시범 운영 단계에서 정체되는 이유를, AI 분석 뒤 담당자가 각 시스템을 확인하고 따로 조치를 입력해야 하는 업무 단절에서 찾았다.
한국 시장 적용 분야와 성과 평가 기준
지멘스는 한국 시장을 겨냥한 적용 분야로 반도체·HBM, 조선, 배터리, 자동차, 디스플레이, 철강 여섯 개 산업을 제시했다.
데 그루트 디렉터는 단순한 업무부터 자동화하는 대신 여러 시스템이 연결된 복잡한 업무에서 실질적 개선 효과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멘스는 AI 성과 평가 기준을 업무 처리 시간, 운영 비용, 생산성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메시지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