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호르몬에 직접 작용하는 성분 없이 모유두세포 유래 엑소좀으로 두피·모발을 관리하는 기술이 나왔다. 나노기술 기반 바이오기업 터리낙스(대표 윤석환)는 건강한 모유두세포를 배양하는 과정에서 얻은 엑소좀을 두피에 전달하는 방식을 개발하고, 인체적용시험 결과와 상온 보존 특허 성과를 공개했다.

모유두세포 엑소좀, 어떤 기술인가
모유두세포는 모낭 기저부에 위치해 모발 성장과 휴지기 전환에 관여하는 세포다. 엑소좀은 세포가 분비하는 초미세 입자로, 세포 간 신호 전달에 관여한다. 터리낙스는 이 엑소좀을 두피에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다.
기존 일부 탈모 치료제가 남성호르몬 작용을 억제하는 방식인 것과 달리, 터리낙스는 모낭 내부에서 모발 성장주기를 조절하는 모유두세포를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회사는 세포 실험에서 세포 증식·분화에 관여하는 신호 전달 경로인 Wnt/β-catenin 경로의 활성화와 세포 수복을 관찰했다고 설명했다. 전임상에서는 모낭 내 새 모발 형성을 조직학적으로 관찰했다고 밝혔다.
윤석환 터리낙스 대표는 “탈모는 아프지도, 위험하지도 않지만 당사자에게는 매력을 잃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약을 찾지만 성기능 저하라는 부작용 앞에서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효과와 부작용을 맞바꾸지 않아도 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창업의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인체적용시험 결과와 한계
회사가 밝힌 인체적용시험 결과에 따르면, 한 달간 제품을 사용한 뒤 모발 밀도는 평균 4% 증가했다. 새로 자란 모발의 성장 속도는 약 1.3배였고, 탈락 모발 수도 감소했다. 윤 대표는 “남성호르몬과 관련된 성분을 쓰지 않고 모발 밀도와 탈락 모발 수, 성장 속도에서 개선 결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호르몬 성분을 쓰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부작용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안전성과 효능은 제품별 시험 조건과 장기 사용 검증을 함께 봐야 한다.
상온 보존 특허와 사업 현황
엑소좀은 보관 온도와 유통 환경에 따라 안정성과 기능이 영향받을 수 있다. 터리낙스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엑소좀 상온 보존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등록했으며, 이 기술로 2026 대한민국 우수특허 대상을 받았다.
회사는 엑소좀 안정화·피부 침투·대량생산 관련 기술을 중심으로 지식재산권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출원한 특허는 총 11건이다.
터리낙스는 2024년 한국공학대학교 교원창업으로 설립됐다. 윤석환 대표는 한국공학대학교 교수이자 연세대 의과대학 박사 출신 줄기세포·재생의료 연구자다. 세브란스병원에서 뇌졸중 줄기세포 치료 연구를 수행했고, 스페바이오에서 연구소장과 CTO를 지냈다. 연구 성과는 Advanced Materials, ACS Nano, Nano Letters 등에 발표했으며 Advanced Materials에서는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제품과 사업 실적도 있다. 지난해 하반기 자체 개발 두피케어 미스트 스위시(SWISH)를 출시했고, 올해 5월 말레이시아로 첫 수출을 시작했다. 정부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 등 지원사업에도 선정됐다. 터리낙스는 안정화·전달 기술을 바탕으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바이오 소재 개발과 해외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