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타이드를 제형 내부에서 감싸 보호한 뒤 위장관에서 미세 입자로 자가 조립되게 하는 경구 전달 기술이 나왔다. 서울대학교 스핀아웃 약물전달(DDS) 기업 엔바이오셀(대표 정호섭)은 주사형 펩타이드 의약품을 경구 제형으로 전환하는 플랫폼 ChargeSMEDDS™를 개발하고, 세마글루타이드 경구화에 착수했다고 2026년 10월 밝혔다.

펩타이드는 위산과 소화효소에 쉽게 분해되고 장 점막을 통과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GLP-1 계열 등 펩타이드 의약품은 주사 방식으로 투여되는 경우가 많다. 엔바이오셀은 이 한계를 제형 설계로 풀겠다는 입장이다.
기술 사양: 흡수촉진제 없는 자가유화 방식
ChargeSMEDDS™는 별도 흡수촉진제를 쓰지 않는 자가유화 방식이다. 펩타이드를 제형 내부에서 감싸 보호하고, 위장관에서 미세 입자로 자가 조립되도록 설계했다.
첫 적용 대상은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다. 시판 경구 세마글루타이드가 공복 복용 등 조건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ChargeSMEDDS™는 복용 조건 완화를 개발 목표로 둔다. 다만 실제 흡수율과 기존 경구 제형 대비 복용 편의성은 향후 연구로 검증해야 한다.
제조에는 특수 장비가 필요 없고 원료 혼합과 캡슐 충전으로 만든다. 제약사가 새로 생산설비를 구축하지 않고 기존 설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설계다.
밸류체인 위치: 제약사 협력과 적용 확대
엔바이오셀은 2021년 서울대학교 스핀아웃으로 설립됐다. 나노전달체 기반 경피 전달 플랫폼 Glidacell®, 경구·점막 전달 플랫폼 N-Lipozyme™을 보유하고 있으며, 더마 화장품 브랜드 플루어(PLURE)도 운영한다.
ChargeSMEDDS™ 기술은 지난 4월 국내 특허를 출원했고, 해외 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세마글루타이드로 플랫폼 기술을 검증한 뒤 GLP-1·GIP 복합작용제, 아밀린, 인슐린 등으로 적용을 넓힐 계획이다.
정호섭 대표는 “좋은 약이 제 효과를 내지 못하거나 환자가 치료를 이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성분이 아니라 전달 방식에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사업화는 제약사와의 공동연구와 기술이전 방식으로 추진한다.
회사는 연내 재현성 있는 데이터 확보를 목표로 한다. 정 대표는 “연내 재현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국내외 제약사와의 협력을 넓혀 주사형 펩타이드 의약품의 복용 방식을 바꾸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해외 특허 출원도 준비 단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