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빌리티가 휠 기반 하체에 두 팔과 손, 높낮이를 조절하고 360도 회전하는 상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휴머노이드 '빌리(Billi)'를 처음 공개했다. 강기혁 대표가 이끄는 뉴빌리티는 29일 열린 'Billi The First Look' 미디어 프리뷰에서 빌리를 선보였다. 빌리는 이동과 조작을 하나의 업무 흐름으로 연결한 로봇이다.
직접 조작 페이로드는 15kg 미만이다. 물건을 적재함에 넣어 이동할 때는 최대 60kg까지 운반한다. 한 번 가동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은 작업 조건에 따라 다르며 약 4~6시간이다.
기술 사양: 휠 하체와 조절형 상체
하체는 구동형, 즉 휠 기반이다. 실내외를 모두 이동하면서 빠르고 안정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이 방식을 채택했다. 여기에 사람이 사용하는 선반과 작업대에 대응하도록 두 팔과 두 손, 높낮이 조절 상체 구조를 더했다.
설계는 퍼셉션, 디시전, 컨트롤이 이어지는 방식이다. 여러 스킬셋을 조합해 작업 시나리오를 완성한다. 뉴빌리티는 목적지에 도착한 뒤 물건을 전달하는 것과 같은 이동 이후의 문제를 풀기 위해 '손'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엘리베이터 대응도 형태에 반영됐다. 뉴빌리티는 자율주행 로봇 뉴비(Neubi)를 운영하며 엘리베이터별 프로토콜과 연동 조건이 달라 새 현장마다 별도 구축이 필요한 문제를 겪었다. 빌리가 버튼을 직접 눌러 탑승하면 소프트웨어 연동에 의존하지 않고 층간 이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 설계 취지다.
학습 방식: 공간지능에 조작 데이터를 더한다
주행 데이터가 곧바로 조작 능력이 되지는 않는다. 뉴빌리티는 뉴비의 공간지능에 별도 조작 데이터를 더해 하나의 추론 모델로 학습시키고 있다. 성수에는 몸과 손의 작업 데이터를 확보하는 센터를 구축했고, 데이터 확보는 현재 진행 중이다.
뉴빌리티는 뉴비를 실제 서비스 현장에 투입하며 쌓은 경험을 빌리 개발의 기반으로 활용한다. 국내외 150곳 이상의 현장에서 400대 규모의 로봇을 생산·배치했다. 누적 자율주행 거리는 14만km에 이른다. 회사가 현재 운영 규모 기준으로 보수적으로 환산한 시각·공간 인지 데이터는 연간 약 1억4500만건이다.
뉴비가 '어디로 갈 것인가'를 풀었다면 빌리는 도착한 뒤 '무엇을 할 것인가'까지 업무 범위를 넓히는 첫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PoC 현장에서는 작업별 데이터를 추가해 모델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밸류체인에서의 위치: 자동화 설비 사이의 사람 업무
빌리가 겨냥한 곳은 기존 자동화 설비 사이에 남은 사람의 업무다. 물류센터와 제조 현장에서 물건을 운반하는 AMR 같은 설비가 이미 있지만, 그 사이의 일은 사람이 맡고 있다. 강기혁 대표는 “저희가 풀고 싶은 문제는 휴머노이드 그 자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사람이 일하는 공간에서 이동과 조작을 연결해 제조·물류와 같은 실제 임무를 수행하는 로봇을 지향한다”고도 밝혔다.
빌리가 두 발 보행이 아닌 휠 기반으로 나온 배경에는 상용화 우선 전략이 있다. 강 대표는 “모든 기술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현장에서 가장 빠르게 일을 하게 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기능과 스킬셋을 고도화하는 것이 뉴빌리티가 빌리를 상용화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상용화 로드맵: 4개 분야 PoC와 4개 스테이지
PoC는 식품 제조, 정밀 제조, 물류, 대규모 교통 복합단지 4개 분야에서 예정돼 있다. 버티컬별로 수개월 진행하며, 이후 같은 버티컬의 다른 기업으로 확장한다. 대형 식품 제조사 PoC는 연내 빌리 1대로 작업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성능은 4개 스테이지로 나눠 단계적으로 높인다. 초기 단계 KPI는 사람 기준 30~40%에서 시작하고, 마지막 단계의 목표는 사람 대비 80~95%다. 단기적으로는 수십~수백대의 빌리를 현장에 배치하겠다는 목표다.
이족보행 형태는 필요성이 커지는 시점에 개발할 계획이다.